
2025년, 한국 영화계에 오랜만에 등장한 초능력 히어로물, 바로 강형철 감독의 신작 《하이파이브》는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과 질문을 동시에 던졌다.
"우리는 과연 초능력을 가졌을 때, 영웅이 되어야만 하는가?"
《과속스캔들》, 《써니》, 《타짜: 신의 손》 등 대중성과 감성을 동시에 잡아온 강형철 감독의 귀환은 언제나 화제였지만, 이번에는 장르적으로도 매우 도전적인 선택을 했다. 초능력을 갖게 된 다섯 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영웅이 되기보다는, 각자의 삶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중심에 둔 이 작품은 전형적인 히어로물에서 탈피해, ‘한국적 정서’와 ‘웃음과 눈물’을 섞어낸 감성 판타지물로 완성되었다.
❚ 줄거리 요약 – 초능력보다 중요한 건 마음의 상처
어느 날 갑자기, 다섯 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기묘한 능력을 얻게 된다.
- 시간을 멈추는 능력
-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는 손
- 공중 부양
- 투시
- 전기를 다루는 능력
이들은 서로 연관도 없고, 영웅적인 동기도 없다. 삶이 녹록지 않은 채 살아가던 와중, 예기치 않게 ‘힘’을 가지게 된 이들은 그 능력으로 돈을 벌거나, 복수를 꿈꾸거나, 그저 더 나은 삶을 원할 뿐이다.
그러던 중 의문의 적이 등장하고, 다섯 사람은 자신들의 능력을 ‘영웅적으로’ 써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악을 무찌르는’ 이야기로 흐르지 않는다. 오히려 각자가 과거의 상처를 어떻게 마주하고 치유해가는지, 그리고 ‘함께 손을 맞잡는’ 하이파이브의 의미를 되새긴다.
❚ 초능력보다 사람을 말하다 – 한국형 히어로물의 의미
《하이파이브》는 마블이나 DC에서 익숙하게 보아온 세계관 중심의 히어로물이 아니다.
한국 정서에서는 초능력은 무기나 영웅적 상징이 아니라, '짐'이나 '상처'처럼 그려진다.
이 영화는 '힘이 생겼으니 누굴 구하자'는 식의 영웅 서사가 아닌,
‘나는 왜 이런 능력을 갖게 됐는가, 그걸로 내 삶을 어떻게 지탱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더 초점을 맞춘다.
이런 면에서 《하이파이브》는 '히어로'보다는 '사람'을 말하는 영화다.
우리 모두가 가끔은 남들이 모르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그걸 드러내지 않고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영화는 그렇게 능력보다 더 중요한 건 함께 살아가는 방식, 손을 맞잡는 용기, 연대의 가치라고 말한다.
❚ 강형철 감독의 변화와 실험
강형철 감독은 지금까지 유쾌한 웃음 속의 인간 드라마를 탁월하게 그려낸 감독이었다.
《과속스캔들》에서의 가족, 《써니》에서의 우정, 《타짜2》에서의 욕망과 배신까지,
그의 영화는 늘 ‘대중적 재미’와 ‘정서적 울림’을 동시에 품고 있었다.
《하이파이브》는 그런 그가 장르적 실험을 감행한 작품이다.
CG를 이용한 비주얼 효과, 초능력이라는 판타지 요소, 액션 시퀀스는 이전 그의 필모그래피에 없던 새로운 시도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여전히 ‘강형철표 감성’이 살아 있다는 것이다.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터지는 대사, 일상 속의 결핍을 극복해가는 인물들, 그리고 마지막에는 결국 ‘사람이 사람을 구한다’는 메시지.
이 영화가 장르적으로는 새롭지만, 감독 고유의 감성과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 배우들의 시너지 – ‘초능력’을 ‘생활감’으로 바꾸다
《하이파이브》는 단연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큰 힘을 발휘하는 작품이다.
캐릭터가 다소 과장되거나 엉뚱해질 수 있는 설정 속에서도,
각 배우는 능력보다 캐릭터의 감정을 중심에 둔 연기로 관객을 설득한다.
- 유아인은 괴력의 남자를 연기하며, 감정적으로 가장 폭발적인 지점을 맡는다.
- 라미란은 투시 능력을 가진 중년 여성으로, 특유의 생활감 넘치는 연기로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준다.
- 이재인, 안재홍, 오정세 등도 각자의 트라우마와 상처를 안고 있는 평범한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다섯 명 모두가 ‘주인공’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들의 연기가 있었기에 《하이파이브》는 ‘히어로’가 아닌 ‘인간’의 이야기로 완성될 수 있었다.
❚ 장점과 아쉬움 – 신선함 속의 진통
《하이파이브》는 분명 장르적 시도와 메시지 면에서 신선하다. 하지만 동시에 몇 가지 아쉬운 지점도 존재한다.
- 이야기의 구성이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산만해진다.
초반의 생활밀착형 초능력 이야기가 후반부로 가며 갑작스럽게 거대한 음모와 대결 구도로 넘어가면서 리듬이 무너지는 감이 있다. - **시각효과(CGI)**는 한국형 초능력물로서는 상당히 노력한 편이지만,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다소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장르 실험’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히 높다.
오히려 완벽하지 않은 점이 영화의 진정성을 더 잘 보여주기도 한다.
❚ 결론 – ‘우리는 우리를 구한다’는 말의 의미
《하이파이브》는 물리적 스펙터클보다는 정서적 연대의 파워를 보여주는 영화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개인이 고립되는 시대에
이 영화는 소리 없이 묻는다.
“혹시 당신은,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만
그걸 외면하며 살고 있지 않나요?”
초능력이 없어도 괜찮다.
우리가 서로를 향해 손을 뻗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하이파이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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